작성일 : 05-12-05 23:26 겨울 나기  글쓴이 : 산장지기 조회 : 2,171   새벽이면 어제의 불면은 불면이 아니다 질식하고 없는 과거의 저 안개넘어로 지친 기적소리가 목을 꺽기우고 누군가 켜놓은 촟불이 내 폐벽의 그을음 속에 다시 살아나 나비처럼 훨훨 날아다닌다 겨울은 창백한 고양이의 얼굴처럼 어느세 내 헤진 군용 장화목에 와 있고 그때 눈이 내리고 있다. 첯 눈이 계단 에서 떨고 있는 엽서한장이 서울로 이사간 눈빛고운 옆집 누이의 소식을 전하고 빛바랜 사진 첩에서 누이의 모습을 보며 솜 사탕처럼 감미롭다 백설을 과식하고서 다람쥐처럼 작고 예쁜 천사가 되고 싶다던 누이 지금 은 시린 손끝에 만져지는 낡은 추억 뿐 소식을 전하고 싶어 길을 떠나려는 나를 붙들고 날개가 부러져 날아오르지못하는 박새 한마리가 도시로 가는 길을 묻고있다 길은 막다른 골목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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