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08-10-24 00:03 가을비  글쓴이 : 산장지기 조회 : 2,540   어두운 밤을 지나 산 허리를 돌아 소리없이 가을 비가 내리고 있다 누가 볼까 두려워 몰래 장난치는 아해처럼 그렇게 조용하게 가을 비가 내리고 있다   가믐을 해소 하기엔 부족한 비가 내리지만 흙 먼지를 날리던 오솔길에 달디단 또 다른 내음을 맡게 비가 내리고 있다 버짐먹은 얼굴처럼 볼품없던 배추가 비를 맞으며  파랗게 생기가 돌고 아직 나뭇가지에 매달린 낙엽도 싱그럽다 비가 오는게 좋은지 강아지도 비를 맞으며 밥을 먹는다 나도 강아지를 보며 오랫만에 내리는 비가  반가워서 콧노래를 흥얼거려 본다 발밑에 버석거리던 나무잎이 비에 젖어서 아무 소리가 없다 그래 때론 침묵이 아름다울 때도 있다고. 내리는 비를 맞으며 바라골에 서서 잠시 하늘을 본다 혹 바람도 조금은 있으려나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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